한국정치

안철수, 김·한·홍에 "국민 앞에 사과하자" 사과 제안

 안철수 국민의힘 대선 경선 후보가 윤석열 전 대통령 탄핵 사태와 관련해 함께 1차 컷오프를 통과한 김문수, 한동훈, 홍준표 후보에게 국민 앞에서 사과하자는 파격적인 제안을 내놨다. 그는 23일 자신의 페이스북을 통해 “우리가 진정으로 시대를 바꾸고 국민의 신뢰를 회복해 이재명을 이기고자 한다면, 먼저 우리 스스로부터 달라져야 한다”며 윤 전 대통령 탄핵에 대해 “보수 전체의 뼈아픈 역사”라고 규정했다. 안 후보는 책임 있는 정치인이라면 과거의 실책을 외면하지 말고 직시해야 한다고 강조하며 “국민 앞에 솔직히, 진심으로 사과하자. 탄핵의 강을 넘어야 국민의 길, 이기는 길이 열린다”고 목소리를 높였다.

 

이어 안 후보는 현행 5년 단임의 제왕적 대통령제의 폐해를 지적하며, 대통령 임기를 3년으로 단축하고 내년 지방선거와 동시에 개헌 국민투표를 실시하자는 파격적인 개헌안을 제안했다. 그는 누구든 대통령에 당선된다면 이를 실현해야 한다고 주장하며, 이 제안이 정치 구조의 근본적인 개편을 위한 출발점임을 강조했다. 또한 부실한 관리와 인사로 신뢰를 잃은 중앙선거관리위원회의 대대적 개혁과, 정치적 편향과 무능으로 기능을 상실한 고위공직자범죄수사처(공수처)의 폐지도 주장했다.

 

안 후보는 대한민국의 지속 가능성을 위협하는 저출생과 고령화 문제 해결을 위해서는 지역 간 균형 발전과 광역 단위의 행정 통합이 필요하다고 강조했다. 그는 대통령이 되면 ‘광역 행정통합’을 최우선 국정 과제로 삼고 추진하자고 제안하며, 이를 통해 국민 통합을 이루고 국가 경쟁력을 높이자고 말했다. 이어 “이제 우리는 단순한 정권 재창출이 아닌, 시대 교체를 향해 나아가야 한다”며 “경선에 앞서 우리 넷이 국민 앞에 약속하고, 끝까지 책임 있게 실천하자. 그것이 ‘우리가 살 길이며, 우리를 살릴 길’”이라고 밝혔다.

 

이 같은 제안은 국민의힘 대선 후보 1차 경선에서 김문수, 한동훈, 홍준표와 함께 안철수가 4강에 진출한 직후 나왔다. 1차 경선은 지난 21일부터 22일까지 이틀간 진행됐으며, 100% 일반 국민 여론조사 방식으로 실시됐다. 경선은 5개 여론조사 기관이 각 800명씩 총 4000명의 표본을 대상으로 진행했으며, 역선택 방지 차원에서 국민의힘 지지층과 무당층으로만 대상을 한정했다. 선거관리위원회는 후보들의 순위와 득표율을 공개하지 않았으며, 각 후보 대리인이 참관한 가운데 개표와 집계가 이뤄졌다.

 

 

 

한편, 이번 1차 경선에서 탈락한 나경원 국민의힘 의원도 입장을 밝혔다. 나 의원은 22일 페이스북을 통해 “성원에 깊이 감사드린다”며 “국민과 대한민국을 위한 여정, 함께 계속 정진하겠다”고 밝혔다. 그는 비록 2차 경선 진출에는 실패했지만, 대선 승리를 위한 행보에 동참하겠다는 의지를 피력하며, 당내 통합과 화합을 강조했다. 나 의원의 메시지는 자신의 지지층에게 승복과 단결을 호소하는 동시에, 향후 선거 캠페인에서의 역할 가능성을 열어두는 것으로 해석된다.

 

1차 경선 결과, 안철수를 비롯해 김문수, 한동훈, 홍준표가 2차 경선에 진출하게 되었으며, 나경원 전 의원을 비롯한 양향자 전 의원, 유정복 인천시장, 이철우 경북지사 등은 탈락했다. 이에 대해 나경원 전 의원은 페이스북을 통해 “국민과 대한민국을 위한 여정, 함께 계속 정진하겠다”며 승복 의사를 밝혔다.

 

국민의힘은 23일 2차 경선 후보자들을 대상으로 미디어데이를 열고, 이어 24일과 25일에는 주도권 토론회를, 26일에는 후보자 간 토론회를 진행할 예정이다. 2차 경선은 27일부터 28일까지 이틀 동안 진행되며, 당원 투표 50%와 국민 여론조사 50%를 반영해 상위 2인을 선출한다. 이 과정에서 과반 득표자가 나오면 바로 최종 후보로 확정된다. 그렇지 않은 경우 5월 1일부터 2일까지 다시 당원 투표와 여론조사를 거쳐, 5월 3일 전당대회에서 최종 후보가 확정된다.

 

2차 경선부터는 방식이 달라진다. 1차 경선이 100% 일반 국민 여론조사였다면, 2차와 3차 경선은 각각 당원 투표 50%, 국민 여론조사 50%의 혼합 방식으로 진행된다. 선관위는 이번 경선 과정에서 후보 간 질서를 유지하기 위해, 결과와 관련해 확인되지 않은 순위나 수치를 유포하는 경우 엄중하게 책임을 묻겠다는 방침도 밝혔다.

 

이번 경선은 단순한 후보 선출을 넘어, 보수 진영의 재편과 정치 개혁, 그리고 시대 교체를 향한 중요한 분기점으로 평가받고 있다. 특히 안철수 후보가 제안한 국민 사과와 개헌, 공수처 폐지, 행정 통합 등은 여론의 주목을 받고 있으며, 향후 후보들 간의 정책 경쟁과 입장 표명이 치열해질 것으로 전망된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