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시속 158km 괴물의 추락... 다저스 유망주 장현석, 싱글A에서 제구 난조로 자멸

류지현 감독은 지난달 17일 일본에서 열린 한일 대표팀 평가전 기자회견에서 일본 취재진으로부터 LA 다저스 소속 선수들의 차출 가능성에 대한 질문을 받았다. 당시 류 감독은 "다저스에는 대한민국 선수로 김혜성과 마이너리그에 장현석이란 젊은 유망주 투수가 있다"고 답하며 장현석을 WBC 대표팀 후보로 인정했다.
김혜성은 이달 초 메이저리그 콜업을 받아 16경기 타율 3할7푼8리(37타수 14안타) 1홈런 5타점 3도루 OPS .897로 다저스에서 성공적인 데뷔를 마쳤다. 반면 장현석은 여전히 싱글A 랜초쿠카몽가 퀘이크스에서 성장통을 겪고 있다.
지난 22일(한국시간) 애슬레틱스 산하 싱글A 스톡턴 포츠와의 경기에서 장현석은 선발 등판했지만 ⅔이닝 1피안타 3볼넷 1탈삼진 1실점으로 조기 강판되는 수모를 겪었다. 첫 타자를 3구 삼진으로 잡아내며 좋게 시작했으나, 이후 제구가 흔들리면서 위기를 자초했다.
2사 2루에서 카를로스 프랑코에게 중전 적시타를 맞고 선취점을 허용한 뒤, 연속 볼넷을 내주며 2사 만루 위기에 몰렸다. 결국 슈메이커 감독이 마운드에 올라와 투수 교체를 결정했고, 장현석은 투구수 29개로 1회를 채우지 못한 채 마운드를 내려왔다.

장현석은 마운드를 떠나며 고개를 갸웃거렸는데, 스트라이크(14개)보다 볼(15개)이 많긴 했지만 존을 크게 벗어난 볼을 던진 것은 아니었다. 특히 마지막 타자 타카요시와의 승부에서는 5구째 스트라이크성 볼이 있었으나 판정이 그에게 유리하게 돌아가지 않았다.
현재 장현석은 올 시즌 9경기에서 28⅔이닝을 던지며 승리 없이 1패 평균자책점 5.02, 탈삼진 36개를 기록 중이다. 피안타율은 1할대(.170)로 구위는 좋지만, 볼넷 26개(9이닝당 8.2개)를 허용하며 제구에 큰 어려움을 겪고 있다. 지난달에는 한 이닝에만 볼넷 4개, 몸에 맞는 볼 2개로 3연속 밀어내기 실점을 하는 등 제구 난조가 계속되고 있다.
장현석은 마산용마고 2학년 때부터 최고 시속 156km 강속구로 주목받았고, 고교 3학년 때는 158km까지 기록하며 메이저리그 스카우트들의 관심을 받았다. 2023년 8월 다저스와 90만 달러에 계약한 그는 지난해 루키리그에서 13경기 평균자책점 8.14로 고전했지만, 9이닝당 탈삼진 18.1개로 강력한 구위를 보여주었다.
이후 싱글A로 승격된 뒤에는 5경기 평균자책점 2.19, 탈삼진 19개로 성장세를 보였고, MLB 파이프라인 유망주 랭킹에서도 다저스 팀 내 15위에 올라 있다. 그러나 올해 싱글A에서는 여전히 제구 문제를 극복하지 못하고 있어 내년 WBC 승선 가능성은 불투명해 보인다.
류지현 감독이 직접 언급할 정도로 잠재력을 인정받고 있지만, 현재 장현석의 가장 큰 과제는 제구력 향상이다. 강속구와 탈삼진 능력은 이미 인정받고 있으나, 볼넷을 줄이지 못한다면 상위 리그 진출은 물론 WBC 대표팀 합류도 어려울 전망이다. 선수 육성이 우선인 싱글A 팀에서 위기 극복 기회를 충분히 얻지 못한 점은 아쉬운 대목으로 남는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