투데이경제

중국 매출 '0'인데도…"다음 분기 더 좋다" 소름 돋는 엔비디아의 자신감

 인공지능(AI) 칩 선두주자 엔비디아가 시장의 모든 우려를 비웃듯 또 한 번 사상 최대 실적을 경신하며 독주 체제를 굳혔다. 현지시간 19일 발표된 엔비디아의 3분기 실적은 AI 기술에 대한 전 세계적인 투자가 단순한 거품이 아닌, 산업의 구조적 변화를 이끄는 거대한 흐름임을 증명했다. 젠슨 황 최고경영자(CEO)는 "우리는 AI의 선순환 구조에 진입했다"고 선언하며, 폭발적인 성장세가 이제 시작 단계에 불과하다는 강력한 자신감을 내비쳤다. 시장의 예상을 가뿐히 뛰어넘는 '어닝 서프라이즈'에 엔비디아의 독주는 당분간 계속될 것이라는 전망이 지배적이다.

 

엔비디아가 공개한 3분기 매출액은 지난해 같은 기간보다 무려 62% 급증한 570억 1천만 달러(약 83조 4천억 원)에 달했다. 이는 시장 전망치였던 549억 2천만 달러를 훌쩍 뛰어넘는 수치다. 실적을 견인한 일등 공신은 단연 데이터센터 부문이었다. AI 모델 학습과 추론에 필수적인 GPU 수요가 폭증하면서 데이터센터 매출은 전년 대비 66% 성장한 512억 달러를 기록, 전체 매출의 90%에 육박하는 압도적인 비중을 차지했다. 전통적인 캐시카우였던 게임 부문 매출(43억 달러) 역시 전년 대비 30% 성장하며 선방했지만, AI가 이끄는 데이터센터의 폭발적인 성장세 앞에서는 존재감이 미미해 보일 정도였다.

 


이러한 경이적인 성장의 중심에는 AI 시장의 판도를 바꾸고 있는 최신 GPU '블랙웰'이 있다. 빅테크 기업들이 자체 AI 모델을 구축하고 서비스를 확장하기 위해 블랙웰 칩 확보에 사활을 걸면서, 엔비디아는 사실상 '공급자 우위' 시장을 완벽하게 장악했다. 젠슨 황 CEO는 "AI 거품에 대한 이야기가 많지만, 우리 관점에서는 전혀 다른 모습이 보인다"며 일각의 우려를 일축했다. 그는 클라우드 기업들의 자사 칩에 대한 선호도가 여전히 매우 높으며, 철저한 공급망 관리를 통해 블랙웰 칩 물량을 충분히 확보했기 때문에 공급 부족으로 인한 매출 제한 우려는 없다고 못 박으며 향후 실적에 대한 자신감을 더욱 키웠다.

 

다만 미국의 대중국 반도체 수출 통제 조치는 유일한 아킬레스건으로 남았다. 젠슨 황 CEO는 중국 시장 칩 판매 전망을 "제로(0)"라고 언급하며, 첨단 기술을 둘러싼 미중 갈등의 직격탄을 맞았음을 공식 인정했다. 하지만 이러한 지정학적 리스크에도 불구하고 엔비디아는 4분기 매출 가이던스를 시장 전망치를 상회하는 650억 달러로 제시했다. 이는 중국 시장의 공백을 메우고도 남을 만큼 다른 지역의 AI 칩 수요가 폭발적으로 증가하고 있음을 시사한다. 사실상 중국이라는 거대 시장 없이도 역대급 성장을 이어갈 수 있다는 자신감을 내비친 셈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