투데이사회
초등 男학생은 '유튜버', 女학생은 '의사'…달라도 너무 다른 장래희망 1순위
유튜버와 같은 콘텐츠 크리에이터, 그리고 판·검사 등 법률전문가가 초등학생들의 새로운 '꿈의 직업'으로 급부상하고 있다. 교육부와 한국직업능력연구원이 발표한 '2025년 초·중등 진로 교육 현황조사' 결과에 따르면, 변화하는 사회상과 미디어 환경이 아이들의 장래 희망에 큰 영향을 미치고 있는 것으로 나타났다. 운동선수가 8년 연속 초등학생 희망 직업 1위 자리를 굳건히 지킨 가운데, 의사가 2위를 차지했으며, 콘텐츠 크리에이터는 작년 4위에서 3위로 올라서며 최상위권에 안착했다. 반면 중·고등학생 사이에서는 교사가 여전히 압도적인 1위를 유지하며 '안정성'을 중시하는 경향이 뚜렷하게 나타났다.이번 조사의 가장 흥미로운 지점은 초등학생들의 희망 직업 변화다. 불과 몇 년 전만 해도 순위권 밖이었던 콘텐츠 크리에이터가 3위(4.8%)를 차지한 것은 미디어의 영향력이 아이들의 직업관에 얼마나 깊숙이 파고들었는지를 보여준다. 특히 초등학교 남학생의 경우 운동선수(22.5%) 다음으로 크리에이터(7.9%)를 선호하는 것으로 나타나, 선망의 대상이 전통적인 위인에서 미디어 속 인물로 확장되고 있음을 시사한다. 또 하나 주목할 점은 법률전문가의 약진이다. 전년 9위였던 법률전문가는 올해 6위로 세 계단이나 뛰어올랐다. 이는 드라마 등 각종 콘텐츠를 통해 전문직이 긍정적으로 노출된 효과로 풀이된다. 반면 여학생들은 의사(6.7%)와 교사(6.5%)를 가장 선호해, 남학생에 비해 상대적으로 안정적인 전문직을 선호하는 경향을 보였다.

중·고등학생으로 올라가면서는 '안정성'이 희망 직업 선택의 핵심 키워드로 자리 잡았다. 중학생과 고등학생 모두 교사를 희망 직업 1순위(각각 7.5%, 7.6%)로 꼽았으며, 그 비율 또한 전년 대비 상승했다. 특히 고등학생의 희망 직업 순위 변화는 이러한 경향을 더욱 명확히 보여준다. 생명과학자·연구원이 작년 7위에서 3위로, 보건·의료 분야 기술직이 11위에서 4위로 수직 상승한 반면, 한때 열풍을 이끌었던 컴퓨터공학자·소프트웨어개발자는 10위권 밖으로 밀려났다. 이는 학생들이 불확실한 미래에 대비해 안정적인 일자리와 사회적으로 유망한 분야에 대한 관심이 높아졌음을 의미한다. 이러한 인식 변화는 대학 진학 희망 비율이 2년 연속 감소하고, 취업 희망 비율이 증가하는 추세와도 맥을 같이 한다.
하지만 이러한 변화의 이면에는 어두운 그림자도 존재한다. 희망 직업이 '없다'고 답한 학생의 비율이 중학생의 경우 40.1%에 달해, 고등학생(28.7%)이나 초등학생(21.9%)보다 월등히 높게 나타났다. 청소년 10명 중 4명이 자신의 미래를 그리지 못하고 있는 셈이다. 그 이유를 묻는 질문에 학생들은 공통적으로 '내가 무엇을 좋아하는지 아직 잘 모르기 때문'이라고 답했다. 이는 우리 사회의 진로 교육이 아이들 각자의 적성과 흥미를 발견하도록 돕는 역할을 제대로 수행하지 못하고 있다는 방증이다. 교육부는 이번 조사 결과를 바탕으로 학교급별 특성에 맞는 진로 교육을 지원하겠다고 밝혔으나, 획일적인 입시 위주 교육에서 벗어나 학생들이 스스로 미래를 탐색할 시간을 보장하는 근본적인 변화가 시급해 보인다.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