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봉선사 동종 63년 만에 국보 승격 조선의 소리 공인
조선 시대를 대표하는 금속 공예품인 경기 남양주 봉선사 동종이 마침내 국보의 지위에 올랐다. 국가유산청은 지난 23일, 기존 보물이었던 ‘남양주 봉선사 동종’을 국보로 승격 지정했다고 발표했다. 1963년 보물로 지정된 이후 무려 63년 만에 이루어진 이번 결정은 해당 유물이 지닌 독보적인 역사성과 조형미를 국가 차원에서 다시 한번 공인한 결과다. 봉선사 동종은 조선 전기 종 제작 양식의 완성형을 보여주는 유물로, 당대 최고의 기술력과 예술적 감각이 집약된 결정체로 평가받는다.이 종은 조선 제8대 임금인 예종이 부친인 세조의 명복을 빌기 위해 제작한 특별한 배경을 가지고 있다. 세조의 능침인 광릉을 수호하고 고인의 넋을 기리고자 봉선사를 창건하면서 함께 주조된 것이다. 외형적으로는 중국 동종의 양식을 일부 받아들이면서도, 한국 전통의 독창적인 문양과 구조를 조화롭게 배치한 것이 특징이다. 이러한 혼합 양식은 조선 초기 동종이 독자적인 정체성을 확립해 나가는 과정을 선명하게 보여주는 학술적 근거가 된다.

종에 새겨진 명문과 글씨 역시 당대 최고의 석학들이 참여해 품격을 높였다. 조선 초기의 문장가이자 화가로 이름 높았던 강희맹이 종의 내력을 담은 글을 지었고, 명필 정난종이 정갈한 글씨체로 이를 기록했다. 제작 당시의 기록이 명확하게 남아 있을 뿐만 아니라, 500년이 넘는 세월 동안 원래의 안치 장소인 봉선사 종각을 지켜왔다는 점도 높은 점수를 받았다. 보존 상태 또한 매우 양호하여 균열이나 구조적인 결함 없이 제작 당시의 위엄을 고스란히 간직하고 있다.
이번 국가유산 지정 과정에서는 동종 외에도 귀중한 유물들이 보물로 이름을 올렸다. 13세기 고려청자의 정수를 보여주는 ‘청자 상감쌍룡국화문 반’이 대표적이다. 이 그릇은 안쪽 바닥에 역동적인 두 마리의 용과 정교한 국화 문양이 새겨져 있어 조형적 완성도가 매우 높다. 왕실에서 사용했을 것으로 추정되는 이 청자는 고려시대 상감 기법의 변천사와 왕실 문화를 연구하는 데 있어 대체 불가능한 자료로 손꼽힌다.

조선 중기의 공신인 유효걸 장군의 초상화와 이를 보관하던 궤 역시 보물로 신규 지정되었다. 유효걸은 17세기 이괄의 난을 진압한 공로로 진무공신에 책봉된 인물이다. 해당 초상화는 당시 공신 초상의 전형적인 형식을 충실히 따르고 있으며, 무엇보다 그림을 담았던 보관함인 ‘궤’가 함께 전해 내려온다는 점에서 사료적 가치가 크다. 유물 전체가 온전하게 보존된 사례는 드물기에 당시의 공신 우대 문화를 입체적으로 살필 수 있는 귀한 자산이 된다.
아울러 조선 후기 유학자 윤증의 초상화 일괄 유물에도 새로운 이모본과 기록물이 추가 지정되어 관리 체계가 강화되었다. 윤증 가문은 대대로 당대 최고의 화가들을 불러 초상화를 다시 그려왔는데, 이번에 추가된 1885년 작 초상은 화가 이한철의 화풍이 잘 드러난 수작이다. 초상 제작 과정을 상세히 기록한 ‘영당기적’까지 보물에 포함되면서, 조선 시대 초상화 제작의 전승 과정을 완벽하게 복원할 수 있게 되었다. 국가유산청은 이번 지정을 통해 우리 문화유산의 보존 가치를 널리 알리고 체계적인 관리 시스템을 구축해 나갈 방침이다.











